2026년 미국-베네수엘라 사태 정리
2026년 미국-베네수엘라 사태 정리
2026년 새해 벽두부터 국제사회를 뒤흔든 사건이 터졌다.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하고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것이다. 이번 사태가 어떻게 전개됐는지 정리해본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6년 1월 3일 새벽 2시(베네수엘라 현지시각), 미국은 '절대 결의 작전(Operation Absolute Resolve)'이라는 암호명으로 베네수엘라를 공습했다. 100대 이상의 항공기가 동원됐고, 수도 카라카스를 포함한 북부 전역의 군사시설을 폭격해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했다.
이 작전에서 미 특수부대 델타포스와 CIA가 투입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영부인 실리아 플로레스를 생포했다. 두 사람은 미 해군 함정 USS 이오지마로 이송된 후 뉴욕으로 압송됐다. 베네수엘라 측 발표에 따르면 이 작전으로 대통령 경호원과 민간인 포함 80명이 사망했다.
마두로 부부는 1월 5일 맨해튼 연방법원에 출석해 마약테러 관련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미국은 공식적으로 마약 밀매를 이유로 들었다. 2025년 8월부터 미국은 남카리브해에 군함과 병력을 배치하기 시작했고, 9월부터는 베네수엘라를 대신해 마약을 밀매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선박들을 공격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업들이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국가다. 석유 확보가 주요 동기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국의 법적 논리
그런데 마약 밀매를 한다고 한 나라의 대통령을 군사작전으로 납치할 수 있는 건가? 미국이 내세우는 논리를 살펴보자.
첫째, 미국 법무부는 마두로가 '태양의 카르텔(Cártel de Los Soles)'이라는 마약 조직의 수장이라고 주장한다. 이 카르텔 이름은 베네수엘라 고위 군 장교들의 계급장에 있는 태양 문양에서 따왔다. 미국 측 주장에 따르면 마두로는 1999년부터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과 손잡고 수백 톤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밀매했다. 2020년 트럼프 1기 때 이미 마두로를 마약테러 혐의로 기소했고, 체포 시 1,500만 달러(약 200억원)의 현상금까지 걸어뒀다.
둘째, 미국은 마두로를 "합법적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2018년 대선 부정 논란과 2019년 과이도 임시정부 사태 이후 미국은 마두로 정권을 정통성 없는 정권으로 봐왔다. 따라서 국가원수 면책특권도 적용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도 "마두로는 정당한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셋째, 1989년 조지 H.W. 부시 행정부 시절 법무부 메모를 근거로 든다. 이 메모는 "국제법 위반 가능성이 있더라도 미국 법 집행기관이 해외에서 체포할 수 있다"는 논리를 제공한다.
이 논리가 성립하는가
솔직히 말해 미국의 논리는 국제법적으로 상당히 취약하다.
우선 주권 침해 문제가 있다. 아무리 마약 혐의가 있어도 타국의 현직 대통령을 군사 작전으로 납치하는 건 유엔 헌장이 보장하는 주권을 명백히 침해한다. 미국이 마두로를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해도, 베네수엘라 국민 다수와 많은 국가들은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있다.
선례 문제도 심각하다. 이 논리대로면 미국이 마음에 안 드는 정권은 언제든 "불법 정권"으로 규정하고 지도자를 체포할 수 있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위험한 선례"라고 경고한 이유다.
증거도 논란이다. 마두로가 마약 밀매에 직접 관여했다는 증거는 아직 재판에서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베네수엘라 갱단 '트렌 데 아라과'와 마두로의 연결고리는 미국 정보기관 내부 평가에서도 "증거 불충분"이라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결국 마약 밀매 혐의는 명분이고, 실제로는 베네수엘라 석유에 대한 접근권 확보가 목적이라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본인도 기자회견에서 미국 기업들의 석유 산업 참여를 대놓고 언급했으니 말이다.
국제사회 반응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공습을 "위험한 선례"라고 비판하며 국제법 준수를 촉구했다. 브라질 룰라 대통령은 "용납할 수 없는 선을 넘었다"며 유엔의 단호한 대응을 요구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소집을 요청했고, 마두로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다.
반면 아르헨티나,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등은 이번 조치를 지지했다. 프랑스와 독일은 공식적으로는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마두로 정권의 인권 탄압 문제를 언급하며 미묘한 입장을 보였다.
베네수엘라 상황
마두로 체포 후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이 1월 5일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취임했다. 로드리게스 대행은 마두로가 유일한 합법 대통령이라며 국민에게 침착함과 단결을 촉구했다.
미국의 압박으로 68명의 정치범이 석방됐지만, 아직 800명 이상이 구금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는 정치범 석방이 2차 공격을 피하는 데 기여했다고 밝혔다.
현지에서는 친정부 무장 민병대 '콜렉티보스'가 도로를 봉쇄하고 미국 시민권자나 미국 지지자를 색출하고 있어 치안이 불안정하다. 미 대사관은 1월 10일 베네수엘라에서 즉시 출국하라는 경보를 발령했다.
미국 내 여론
미국 내 여론도 갈렸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33%만이 이번 작전을 지지했다. 공화당 지지자는 65%가 찬성한 반면, 민주당 지지자는 11%, 무소속은 23%만 찬성했다. 72%의 미국인이 베네수엘라 사태에 과도하게 개입하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응답했다.
앞으로의 전망
베네수엘라는 인구의 78.6%가 빈곤층이고, 30%가 식량 불안정 상태에 있는 인도적 위기 상황이다. 800만 명이 인도적 지원을 필요로 한다. 정권 교체 이후 상황이 나아질지, 더 혼란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석유가스 기업들과 베네수엘라 에너지 인프라 재건 논의를 시작했다. 국제법과 주권 침해 논란 속에서 미국이 실질적인 이익을 챙길 수 있을지, 그리고 이번 사태가 향후 국제질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참고 자료:
- 2026 United States intervention in Venezuela - Wikipedia
- U.S. strikes in Venezuela trigger regional and global alarm - NPR
- The legal basis for the U.S. operation - NPR
- The Charges Against Nicolás Maduro - JURIST
- DOJ - Nicolás Maduro Charged with Narco-Terrorism
- United States Action in Venezuela - UN Security Council
- January 3, 2026 — Maduro in US custody - CNN
- Venezuela: US Risks Rights Disaster - Human Rights W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