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선거 부정 논란: 마두로와 과이도, 한 나라 두 대통령

베네수엘라 선거 부정 논란: 마두로와 과이도, 한 나라 두 대통령

2019년 베네수엘라에서는 전 세계가 본 적 없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다. 한 나라에 대통령이 두 명 있었다. 니콜라스 마두로와 후안 과이도, 둘 다 자신이 합법적인 대통령이라고 주장했고, 국제사회도 둘로 나뉘어 각자 다른 사람을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2018년 대선: 논란의 시작

2018년 5월 20일 베네수엘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다. 현직 대통령 마두로가 68%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 선거는 처음부터 문제가 많았다.

우선 야권의 주요 지도자들이 선거에 출마조차 못했다. 레오폴도 로페스는 가택연금 상태였고, 엔리케 카프릴레스는 공직 출마가 금지되어 있었다. 가장 유력한 야권 후보였던 에드문도 곤살레스도 출마할 수 없었다. 사실상 마두로의 경쟁자가 없는 선거였다.

투표율도 46%에 그쳤다.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많은 유권자들이 "어차피 조작될 선거"라며 투표소에 가지 않았다.

미주인권위원회(IACHR)는 이 선거가 "자유롭고 공정하며 신뢰할 수 있는 선거의 최소 조건도 충족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다. 유럽의회도 이 선거를 "사기"라고 규정하고 결과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과이도의 등장: "내가 대통령이다"

2019년 1월 10일 마두로는 2기 취임식을 강행했다. 그러자 야권이 움직였다.

1월 23일, 국회의장 후안 과이도가 광장에서 손을 들어 올리며 선언했다. "나는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직을 맡겠다."

35세의 젊은 정치인이 어떻게 이런 선언을 할 수 있었을까? 베네수엘라 헌법 제233조 때문이다. 이 조항은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 국회의장이 임시로 대통령직을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야권이 장악한 국회는 마두로가 부정선거로 당선됐으므로 합법적 대통령이 아니라고 선언했고, 따라서 국회의장인 과이도가 임시 대통령이라는 논리였다.

세계가 둘로 쪼개지다

과이도가 임시 대통령을 선언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이 즉각 지지를 표명했다. "베네수엘라 국회가 유일한 합법 기관이며, 과이도 의장의 임시 대통령 선언을 인정한다."

도미노처럼 서방 국가들이 따랐다. 캐나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유럽 주요국, 그리고 브라질,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들까지. 2019년 4월 기준으로 54개국이 과이도를 베네수엘라의 정당한 대통령으로 인정했다.

반면 마두로를 지지하는 진영도 만만치 않았다. 중국, 러시아, 쿠바, 터키, 이란, 북한 등 22개국이 마두로 정권을 인정했다. 러시아는 2019년 3월 베네수엘라에 군대까지 파견하며 마두로를 지원했다.

말 그대로 "한 나라 두 대통령" 상황이 된 것이다. 어느 나라에 사느냐에 따라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달랐다.

미국의 경제 제재

미국은 과이도를 인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마두로 정권을 압박하기 위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했다.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에 대한 제재, 마두로 정권 고위 인사들의 미국 내 자산 동결, 미국 기업과의 거래 금지 등이 이어졌다.

이 제재로 베네수엘라 경제는 더욱 악화됐다. 초인플레이션, 물자 부족, 정전 사태가 일상이 됐다. 800만 명에 가까운 베네수엘라 국민이 나라를 떠났다.

과이도의 실패

하지만 과이도의 도전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2019년 4월 군부 봉기를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군은 끝까지 마두로 편에 섰다. 총과 탱크를 가진 쪽이 마두로였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도 식어갔다. 2021년 1월 유럽연합은 과이도를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것을 중단했다. 2023년 1월에는 미국마저 과이도의 대통령 지위 인정을 철회했다. 베네수엘라 야권 정당들도 2022년 12월 임시정부 해산에 동의했다.

과이도는 결국 2023년 스페인을 거쳐 미국으로 망명했다. "한 나라 두 대통령" 상황은 마두로의 승리로 끝났다.

2024년: 또다시 부정선거 논란

그런데 2024년 7월 28일 치러진 대선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마두로가 51%를 득표해 3선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야권과 서방 언론의 출구조사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야권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가 65%, 마두로가 31%였다는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차이를 설명하지 못했다. 선거구별 검증도 없었고, 투표 기록도 공개하지 않았다. 부정선거 항의 시위가 전국으로 번졌고, 최소 11명이 사망하고 750명 이상이 체포됐다.

이런 상황이 2026년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으로 이어진 것이다. 미국이 마두로를 "합법적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는 근거가 바로 이 반복된 부정선거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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