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소개 영상 만드는 법
서비스 소개 영상 만드는 법
서비스를 만들었으면 소개 영상이 필요하다. 투자 피칭, 랜딩 페이지, 고객 온보딩, 유튜브 튜토리얼 등 어디서든 쓰인다. 텍스트로 설명하는 것보다 1분짜리 영상이 훨씬 효과적일 때가 많다.
처음에는 화면 녹화하면서 동시에 말까지 하려고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다. 말을 더듬거나, 클릭 타이밍이 안 맞거나, 둘 다 신경 쓰다 보니 둘 다 어설프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다. 레퍼런스 → 스토리보드 → 스크립트 → 화면 녹화 → 나레이션 → 편집 순서로 나눠서 각 단계에 집중하는 것이다.
1. 레퍼런스 먼저 찾기
영상을 만들기 전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비슷한 서비스의 소개 영상을 많이 보는 것이다.
그냥 머릿속 상상만으로 만들면 분명 이상한 결과가 나온다. "대충 이런 느낌이겠지" 하고 시작하면 완성했을 때 뭔가 어색하고, 어디서 본 것 같은데 촌스러운 영상이 된다.
유튜브에서 비슷한 서비스들의 소개 영상을 10개 정도 찾아보자. 보면서 이런 것들을 메모한다:
- 영상 길이가 어느 정도인지
- 인트로를 어떻게 시작하는지 (문제 제기? 바로 기능 시연?)
- 나레이션 톤이 어떤지 (딱딱한지, 캐주얼한지)
- 화면 전환은 어떻게 하는지
- 어떤 기능을 얼마나 깊게 보여주는지
그중에서 "이 영상처럼 만들고 싶다"는 레퍼런스를 2~3개 정해둔다. 이게 명확해야 나중에 스토리보드 짤 때도, 편집할 때도 방향이 흔들리지 않는다.
나도 실제로 서비스 소개 영상을 만들 때 기획안 맨 위에 레퍼런스 영상 링크를 적어뒀다. 편집하다가 "이게 맞나?" 싶을 때 레퍼런스를 다시 보면서 방향을 잡았다.
2. 영상 구성 잡기 (스토리보드)
영상을 만들기 전에 전체 흐름부터 잡아야 한다. 그냥 녹화부터 시작하면 나중에 "이거 빠졌네", "순서가 이상하네" 하면서 다시 찍게 된다.
서비스 소개 영상의 기본 구성은 대체로 이렇다:
인트로 (10~15초)
- 서비스가 해결하는 문제를 한 문장으로
- "이런 불편함 있지 않으셨나요?" 같은 공감 유도
- 또는 바로 서비스 한 줄 소개로 시작
핵심 기능 시연 (본론, 1~3분)
- 3개 이내의 핵심 기능만 보여주기
- 각 기능당 30초~1분
- 기능 나열이 아니라 "이걸 쓰면 이렇게 된다"는 결과 중심으로
아웃트로 (10~15초)
- 서비스명, 웹사이트 URL
- CTA (Call to Action): "지금 무료로 시작하세요" 같은 것
총 길이는 2분 이내가 좋다. 3분 넘어가면 이탈률이 확 올라간다. 짧을수록 좋다.
각 구간별로 "어떤 화면을 보여줄지"를 간단히 메모해두면 스토리보드가 된다. 화려한 그림이 필요한 게 아니고, 텍스트로 적어도 충분하다.
내가 실제로 사용한 기획안 형식은 이렇다. 각 파트별로 필요한 영상과 오디오를 미리 정리해두면 녹화/녹음할 때 빠뜨리는 게 없다.
## 기획안
### 인트로
서비스 소개 인트로 영상 (4초 이후만 사용, 앞에 인사 부분 제거)
### 데모 화면
(1) 디자이너 배정 및 업무 요청
- 영상: 디자이너 추천 화면 녹화
- 오디오: 나레이션 녹음
- 대본: 별도 작성
(2) 업무 수락 및 진행
- 영상: 업무 시작, 수락, 초대 화면 녹화
- 오디오: 나레이션 녹음
- 대본: 별도 작성
(3) 결제 및 대금 관리
- 영상: 구독 관리 화면 녹화
- 오디오: 나레이션 녹음
- 대본: 별도 작성
(4) 투명한 비용
- 영상: 크레딧 단가표 화면 녹화
- 오디오: 나레이션 녹음
- 대본: 별도 작성
이렇게 파트별로 정리해두면 "이 영상 찍었나?", "이 나레이션 녹음했나?" 체크하기가 쉽다. 원본 파일들도 구글 드라이브 같은 곳에 폴더로 정리해두면 나중에 편집할 때 찾기 편하다.
3. 스크립트 작성하기
스토리보드가 잡히면 각 장면에서 할 말을 적는다. 이게 스크립트다.
스크립트 쓸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짧게 쓴다. 한 문장이 길어지면 듣는 사람도 지치고, 읽는 사람도 숨이 찬다. "이 기능을 사용하시면 기존에 수동으로 하셨던 작업을 자동화할 수 있어서 시간을 절약하실 수 있습니다" 대신 "이 버튼 하나로 자동화됩니다. 수동 작업은 이제 끝이에요."
문어체보다 구어체로. 글로 쓸 때는 자연스러운데 소리 내서 읽으면 어색한 문장들이 있다. 써놓고 꼭 소리 내서 읽어보자.
화면과 말이 따로 놀지 않게. "여기서 버튼을 클릭하면"이라고 말하는 순간 화면에서도 버튼을 클릭해야 한다. 스크립트 쓸 때 화면 동작도 같이 적어두면 좋다.
내가 실제로 썼던 대본 형식은 이렇다. 괄호 안에 화면 동작을 적고, 바로 뒤에 멘트를 적는 방식이다.
(파트너 관리 메뉴 커서) 먼저 파트너 관리 메뉴를 누르고
(추천 디자이너 탭 커서) 추천 디자이너 탭에서
(텍스트 작성하면서) 원하는 디자이너를 알려주세요.
(추천 버튼 누르면서) 단 10초 만에 우리 회사에 꼭 맞는 디자이너들을 추천해 드립니다.
(추천 리스트에서) 여기서 마음에 드는 디자이너를 "내 파트너에 추가" 버튼을 눌러 우리 팀에 배정합니다.
이 형식의 장점은 녹화할 때 대본만 보고 따라하면 된다는 것이다. "(추천 버튼 누르면서)"라고 적혀 있으니까 녹화할 때 그 타이밍에 버튼을 누르면 된다. 편집할 때도 어느 화면에 어느 멘트가 붙어야 하는지 헷갈릴 일이 없다.
멘트 하나하나가 짧은 것도 중요하다. 한 호흡에 말할 수 있는 길이로 끊어야 나중에 편집할 때 잘라 붙이기 쉽다.
4. 화면 녹화하기
스크립트가 준비됐으면 이제 화면을 녹화한다. 이때 중요한 건 말을 완전히 신경 끄고, 오직 마우스 움직임과 클릭만 집중하는 것이다.
핵심은 마우스를 일부러 조금 느리게 움직이는 것이다. 실제 사용할 때처럼 빠르게 움직이면 나중에 나레이션이 쫓아가기 힘들다. 그리고 클릭 후에는 0.5~1초 정도 멈춰준다. 이 멈춤 구간이 나중에 말을 맞추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화면 녹화 규칙
클릭 후에는 1초 정지한다. 버튼을 누르고 바로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면 나레이션이 숨 쉴 틈이 없다.
페이지 전환 후에는 2초 정지한다. 새 화면이 뜨면 시청자도 화면을 파악할 시간이 필요하고, 나레이션으로 "이제 대시보드 화면입니다" 같은 설명을 넣을 여유가 생긴다.
마우스 이동은 일부러 천천히 한다. 급하게 움직이면 시청자가 어디를 봐야 할지 헷갈린다.
이 "멈춤 구간"들이 나중에 나레이션 숨 쉴 공간이 된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편집할 때 진짜 감사하게 된다.
5. 나레이션 녹음하기
화면 녹화가 끝나면, 영상을 재생하면서 나레이션을 따로 녹음한다. 미리 써둔 스크립트를 보면서 읽으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굳이 영상과 싱크를 맞춰가며 녹음할 필요가 없다. 어차피 편집할 때 필요한 장면에 잘라 붙일 거니까, 오디오를 영상 길이만큼 길게 만들 이유가 없다.
대신 이렇게 하면 된다. 녹음 전에 어떤 장면에 어떤 멘트가 들어갈지 아주 구체적으로 적어둔다. 예를 들어 "로그인 버튼 클릭 후 → 이제 대시보드로 이동합니다" 이런 식으로. 그리고 녹음할 때는 각 멘트 사이에 2~3초 쉬는 텀을 두고 끊어서 녹음한다. 이렇게 하면 편집할 때 각 멘트를 깔끔하게 잘라서 해당 장면에 붙이기 쉽다.
중요한 건 연기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옆에 있는 동료한테 "여기 이거 누르면 이렇게 되거든"이라고 설명하듯이 자연스럽게 말하면 된다. 발표하듯이 딱딱하게 하면 오히려 어색하다.
녹음은 아이폰 기본 음성 메모 앱으로 해도 충분하다. 아이폰 마이크 품질이 꽤 좋아서 서비스 소개 영상 나레이션 정도는 문제없다. 단, 에어팟 마이크는 피하자. 음질이 확 떨어진다. 전문 마이크보다 조용한 환경이 더 중요하다.
6. 편집하기
나는 Mac을 쓰고 있어서 ScreenFlow를 결제해서 사용 중이다. 편집할 때 유용한 기능들을 정리해봤다.
오디오 먼저 기준 잡기
나레이션 트랙을 주 트랙으로 생각하고, 화면 클립을 좌우로 당겨서 맞추는 게 훨씬 편하다. 화면에 말을 맞추려 하지 말고, 말에 화면을 맞추자.
Freeze Frame
말이 조금 길어졌는데 화면은 이미 다음으로 넘어갔을 때가 있다. 이럴 때 화면을 다시 녹화할 필요 없다.
화면 클립을 선택하고 Edit > Freeze Frame 을 누르면 영상이 멈춘 채로 유지된다. 말이 끝날 때까지 프레임을 늘려주면 된다. 서비스 소개 영상에서는 이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어차피 사용자도 잠깐 멈춰서 생각하는 게 자연스러우니까.
Speed 조절로 미세 조정
화면 클립을 선택하고 Properties > Video Speed 에서 90~110% 정도로 조절하면 아무도 모르게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 10% 정도는 사람 눈에 거의 티가 안 난다.
클릭 강조
마우스 클릭을 강조해주면 설명력이 확 올라간다.
ScreenFlow 기준으로 Video Properties > Cursor Highlight 에서 설정할 수 있다. 클릭할 때 동그라미가 번쩍하면서 표시되니까 시청자가 어디를 누르는지 바로 알 수 있다.
Click Sound도 살짝 켜두면 더 좋다. "여기를 클릭하면" 하고 말하는 타이밍에 딸깍 소리가 나면 훨씬 직관적이다.
정리
서비스 소개 영상을 만들 때 핵심은 단계를 분리하는 것이다. 기획, 스크립트, 녹화, 나레이션, 편집을 동시에 하려고 하면 다 어설퍼진다. 각 단계에 집중하고, 편집에서 합치면 된다.
핵심만 다시 정리하면:
- 레퍼런스 영상 10개 보고, 벤치마킹할 영상 2~3개 정하기
- 스토리보드로 전체 흐름 잡기 (인트로 → 핵심 기능 → 아웃트로)
- 스크립트는 짧고 구어체로, 화면 동작과 함께 적기
- 화면 녹화할 때는 말 없이 마우스만 천천히
- 클릭 후 1초, 페이지 전환 후 2초 멈추기
- 나레이션은 싱크 신경 쓰지 말고 끊어서 녹음
- Freeze Frame과 Speed 조절로 싱크 맞추기
- 클릭 강조로 설명력 높이기
이 방식으로 하면 처음엔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것 같지만, 재녹화 횟수가 확 줄어서 결과적으로는 더 빠르다. 결과물 퀄리티도 훨씬 좋아진다.